
평범한 주택가가 하루아침에 선사시대로 옮겨진다. 얼핏 들으면 가족영화에 판타지 느낌의 시간 여행처럼 들린다. 집과 도로, 마당과 울타리까지 삶의 터전 전체가 통째로 이동하는 영화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은 조금 다른 지점에서 출발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1982년 평화로운 오크 스트리트가 하루아침에 통째로 선사시대로 옮겨지면서 공룡들의 공격에 맞닥뜨린 플랫 가족의 생존을 그린다. 예고편을 살펴보면 아이가 전날 밤 이상한 불빛과 거센 바람을 목격했다고 이야기하지만 아버지는 헬리콥터나 UFO였을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곧 집이 흔들리고 전기와 수도, 통신까지 끊어지더니, 가족이 동네 밖으로 나가려 하면서 비로소 사건의 실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도로가 사라진 자리에 거대한 절벽이 생겼고, 그 너머에는 현대의 도시가 아니라 원시림이 펼쳐져 있다. 주택과 잔디밭, 도로가 이어지는 오크 스트리트 일부가 마치 땅에서 잘라낸 거대한 조각처럼 다른 시공간에 떨어진 것이다. 앤 해서웨이가 "이 거리가 통째로 옮겨진 것 같아"라고 말하는 순간, 놀라우면서도 왜 이런 설정을 내세웠는지 궁금해진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제공
미국의 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따르면 데이빗 로버트 미첼 감독은 고향인 미시간을 걷던 중, 평범한 교외 풍경 속에 갑자기 공룡이 존재하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영화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 레퍼런스로 '트와일라잇 존'과 '폴터가이스트', '싸인'을 언급했다. 공포영화 '팔로우'로 주목받은 감독의 새로운 도전이자 변신인 셈이다.
1982년이라는 시대 설정도 눈길을 끈다. 휴대전화도 인터넷도 없는 시대다. 오크 스트리트에 정전이 발생하고 라디오마저 작동하지 않게 되면서 가족과 이웃은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다. 1980년대 미국 교외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설립한 앰블린 계열 영화들의 대표적인 풍경이기도 하다.
예고편에는 플랫 가족이 생필품과 무기를 모으고 집을 봉쇄하며 서로를 지키는 과정이 나온다. 공룡이 나오는 액션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폴터가이스트'와 같은 가족애를 그려낼 가능성이 높다. 앤 해서웨이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공룡 앞에 직접 나서는 장면이 나오고, 이완 맥그리거는 가족에게 살아남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부성애에 방점을 찍고 있다.
데이빗 로버트 미첼 감독이 공포와 가족영화, 1980년대 교외의 향수를 어떻게 결합할지가 관건이다. 가족이 서로를 지키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면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은 독특한 생존 스릴러로 남을 수 있다. 실제로 그는 '쥬라기 공원'부터 고전 영화의 팬이라는 것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에 꽤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화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은 내달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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